사다리를 타서 나온 결과가 홀인지, 짝인지 맞추는 아주 단순한 온라인 게임이 있습니다. 이름도 ‘사다리 게임’인데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청소년들도 빠져 거액의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언뜻 50% 확률로 보이지만, 베팅금액에 따라 조작이 있었다는 전직 내부자들의 증언을 CBS가 취재했습니다. 현재 이 게임 운영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사회부 오수정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먼저 사다리 게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 사다리 게임은 홀·짝을 맞추는 단순한 방식입니다. 5분에 한 번씩, 24시간 동안 288차례까지 진행되는데요.
◇ 경기 결과 등을 맞추는 스포츠토토와 비교하면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거네요.
◆ 네. 그렇다보니 불법 사설 토토사이트에서 이 게임으로 통상 베팅액의 1.9배를 주는 도박이 벌어집니다. 청소년들까지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수당으로 불법 도박에 빠져든다는 폐해가 심각하다고 알려지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사다리 게임의 등급심사를 거부해왔습니다. 수사의뢰까지 한 상태입니다.
◇ 조작은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요?
◆ 베팅금에 따라 조작이 이뤄졌었다는 게 취재진이 만난 사다리 게임을 운영했던 과거 업체의 전직 대표와 사설 토토사이트를 관리했다는 사람의 설명입니다. 토토사이트 이용자들이 홀, 짝에 건 베팅 정보를 서버로 취합해 사다리의 결과가 무조건 베팅금액이 적은 쪽으로 나오도록 했다는 겁니다.
◇ 그렇게 되면, 도박 사이트는 1.9배의 배당금을 주더라도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겠네요.
◆ 그렇죠. 베팅금액이 홀 300, 짝 100이라고 가정을 해보죠. 사다리의 결과는 금액이 적은 짝으로 조작이 됩니다. 짝에 건 사람들에게 1.9배를 주면 190이 되겠죠. 전체 베팅금 400에서 이걸 빼면 210이 수익으로 남는 식입니다.
◇ 이런 조작이 어떻게 가능하게 된 겁니까?
◆ 다단계 구조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직 내부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요. 일명 '아빠사이트'와 중간관리자격인 '엄마사이트'를 두고, 영업을 담당하는 총판과 사설 토토사이트로 이어지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엄마사이트를 관리했다는 한 내부자가 저에게 관리자 화면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엄마가 총괄 영업을 해서 표가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총괄적으로 최종적으로 아빠사이트라는 걸 만들어놨어요. 거기로 올리는 거죠. 서버 대 서버로 연결시켜서 연동을 시키면 자동으로 손님이 베팅을 하면 싹 위로 올라가는 거죠."
◇ 아직도 조작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까?
◆ 현재는 사다리 게임 운영업체가 바뀌었는데요. 먼저, 전 운영업체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사장님이 대표로 있었을 때도 조작은?) 그렇죠. 그때도 계속 있었죠. 실제 주인들, 그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창 잘 될 때 2016년 2017년 초, 베팅금액이 800억~1000억이 됐다고 봐야죠."
현재 사다리 게임 운영업체는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취재진에게 서버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실직한 전 운영업체 사람들의 음해이고, 현 운영업체와도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다리 게임 운영권을 가지고 올 때 검증을 했지만 과거 조작 흔적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도 전직 내부자의 증언 뿐이기 때문에 수사로 의혹이 밝혀져야 할 듯 합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도 "사실이라면 수사가 필요한 부분 같다"고 했습니다.
◇ 네. 관련한 후속 보도가 준비중이죠?
◆ 네. 그렇습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