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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가 업계에 자금을 마음껏 요구할 수 있는 원인은 ‘규제’를 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산하에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해 특정 게임에 대한 심의와 등급분류, 지정취소 등을 할 수 있다.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업체와의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한편으로는 규제를 완화해 주며 업계와의 친밀감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에는 ‘규제 완화’에 있어서 부적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온라인 결제 한도 완화가 대표적이다. 문체부는 현행법상 온라인게임 ‘월 50만원 결제 한도’를 완화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사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문제는 결제 한도 폐지 문제가 사행성 여부와 깊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규제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16년부터 회의를 통해 결제 한도 완화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내용에 따르면, 게임위는 결제 한도 완화가 새로운 ‘바다이야기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게임위 내 회의 내용 중 일부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지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이런 규제 방향이 사실 국민적 공감을 엄청 얻고 있어요. 그런데 결제 한도가 풀린다면 정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게 바다이야기 사태처럼 아주 전형적인 사행성 게임으로 인한 형식은 아닐지 모르지만 제가 볼 때는 엄청난 사회적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고….”  <2016년 11월16일>

 

“우리는 그동안 사적인 영역을 규제하는 형태로, 그 규제는 바다이야기 파문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이고요. 자, 그런데 왜 이게 규제영역까지 왔느냐를 살펴보면 결국 전세금을 날려먹거나 신용불량자가 되는 공적인 부분을 훼손했기 때문입니다.” 

 

“결제 한도 문제와 관련해서 법적으로 우리가 근거 없는 규제를 하고 있다는 정말 근거 없는 이야기를 자꾸 하는… 우리는 과몰입과 중독, 사행성 이런 것을 방지해야 할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위원회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대한 명확한 심도 깊은 논의나 장기정책을 세우지 않고 자율규제 자체가 비합리적인 부분이 일부 있으니까 그것을 열어야 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걱정되고….” <2017년 2월15일>

 

 

하지만 올해 7월 국무조정실에서 공지한 ‘규제개선 방안 논의를 위한 1차 조정회의 개최’ 공문에 따르면, 문체부의 안건으로는 ‘월별 결제 한도 완화’가 올라가 있으며 게임위도 동의한 안건으로 적혀 있다. 이에 반발한 게임위는 당시 국무조정실에 입장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담긴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결제 한도 완화 또는 폐지는 제2의 바다이야기를 일으킬 만큼 심각한 사행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고, 그 입장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의 결제 한도 완화는 사행성 확률형 아이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영역에서 제거한 후에 결제 한도 폐지나 완화가 옳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된 민관합동 게임규제개선 협의체에 참석한 게임위 직원들은 회의 내용을 녹취하거나 기록하는 것조차 제지당했고 발언권도 주어지지 않아 아무 의견도 개진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게임위도 본 안건 상정에 대해서 동의했다는 문체부 게임과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새 정부의 혁신의지를 훼손하는 행동이라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문체부의 게임업계 ‘규제 장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게임 같은 경우는 법적 규제가 관련 업체의 매출과 직결돼 있어서 한 번에 수백억, 수천억원의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2년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 확률형 아이템의 규제 완화 시도가 결국에는 게임산업의 규제 장사라는 구조적 적폐와 유착돼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와 함께 “적폐청산과 함께 규제 장사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현재까지 문체부의 직접적인 조치는 없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정치권과 연결된 적폐가 게임계 농단한다”

 

게임계의 이와 같은 의혹들의 배경은 정치권과 연결된 거대한 카르텔이 존재한다는 인식에 있다는 지적이다. 2017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은 당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측근들을 ‘게임농단 세력’으로 규정한 바 있다. 

 

여 전 위원장은 2017년 10월30~31일 새벽까지 이어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게임판의 4대 농단세력이 누군지 답하라’는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질의에 “(전 수석의) 친척과 그 지인들, (전 수석과 일했던) 윤문용 전 비서관이 속했던 언론사, 문체부 게임과, 윤 전 비서관이나 전 전 의원님의 고향 후배나 동창이라고 자랑을 하면서 각종 음해를 하는 김아무개 교수”라고 답했다.

 

여 전 위원장은 윤 전 비서관 등 게임계 적폐세력이 확률형 아이템, 즉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를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혀 사실 무근이다. 여 위원장은 팩트부터 틀렸다”고 반박했다. 또 여 전 위원장을 향해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비서관은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홈쇼핑 재승인 여부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7년 11월10일 검찰에 구속됐다. 윤 전 비서관은 처음에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롯데홈쇼핑의 비위 내용이 심사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을 문제 삼았지만, 롯데홈쇼핑이 전 전 수석이 회장을 역임한 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을 후원하기로 약속한 뒤 태도가 돌변했다. 검찰은 재승인 심사 문제를 묵인하는 대가로 협회 후원금을 받고, 협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윤 전 비서관 등 3명을 구속했다.

 

윤 전 비서관과 관계자들이 구속됐음에도 여전히 게임계에서의 힘은 공고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 전 비서관은 구속 전까지 결제 한도 완화 등을 논의하는 ‘문체부 민관합동 규제개선 협의체’에 소속돼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규제 완화를 주장하면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주장을 하는 이는 로비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윤 전 비서관처럼 규제를 주장하면서 규제의 수위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으면 업체의 타깃이 된다. 윤 전 비서관은 그런 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너무 많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문체부의 인적 적폐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아케이드 게임 산업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사태 당시 게임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은 모두 승승장구하고 있다. 문체부의 조아무개 국장과 김아무개 과장 모두 과거 게임을 담당했던 과장과 사무관이었다”고 비판했다. 강신성 중독예방시민연대 사무총장은 “2005~07년에 게임산업진흥법이 제정됐는데, 이때부터 세력화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제도를 만드는 정치권과 업계, 정부 당국의 카르텔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문체부 게임마피아’ 특집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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