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베트남 카지노 업자에 ‘속인주의’ 적용 실형 확정
“한국인 관광객·교포 상대 영업으로 우리 사회 악영향”
동남아 여행을 핑계로 재력가를 카지노로 유인해 돈을 뜯어내는 범죄가 자주 벌어진다. 사진은 캄보디아 현지 카지노의 ‘바카라’ 도박 테이블. 경기도 광주경찰서 제공
동남아 여행을 핑계로 재력가를 카지노로 유인해 돈을 뜯어내는 범죄가 자주 벌어진다. 사진은 캄보디아 현지 카지노의 ‘바카라’ 도박 테이블. 경기도 광주경찰서 제공
해외에 도박장을 개설해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했다면 형법의 ‘절대적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처벌할 수 있으며, 도박장이 현지 법령에 따라 허용되더라도 우리 사회의 질서를 해치는 등 국내에 피해를 주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베트남 붕따우의 한 호텔 1층에 카지노를 열어 한국인 관광객과 교포 등을 상대로 영업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55)씨의 도박장소 개설 등 사건 상고심에서 김씨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2010년 6월부터 붕따우에 카지노를 열어 한국인 ㄴ씨에게 10만달러의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등 한국인 관광객과 교포 등을 상대로 영업해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도박장소 개설 외에 공갈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도박장소 개설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원심 재판부는 국내법에서 개설이 금지된 도박장을 해외에서 열었더라도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는 형법 제3조의 ‘절대적 속인주의’ 규정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베트남에서 적법한 허가를 받아 도박장을 운영했으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씨의 카지노가 주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도박장을 제공한 것이어서 우리 사회의 경제에 관한 건전한 도덕법칙을 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외화 낭비까지 초래하는 것이어서,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 위법성이 사라지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내국인이 국외에서 한 행위가 국내법 위반이라도 현지에선 허용되고 우리나라의 국가안전 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와 무관하다면 위법성이 사라지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의 경우 김씨의 도박장이 주로 한국인 관광객이나 교포를 상대로 영업한 만큼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어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런 판단이 옳다고 인정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